[공동 번역] 그 무엇도 총기 소유만큼 투표자를 갈라놓지 못했다.

2018.03.06 03:46

김지

조회 수3972

안녕하세요, Lasid/Orbef 입니다.

왜 이렇게 인사를 드리는지 미리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저(Orbef)가 종종 영미권 뉴스나 칼럼을 번역해서 올리곤 합니다. 나름대로 재미있는 생각 거리를 찾아오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댓글로도 재미있게 이야기 나눈 적이 많아서 저로서는 그럭저럭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미국 생활 14년 차인지라, 번역하는 데 있어서 매끄러운 한글 표현을 찾는 것이 좀 어렵다고 느끼던 차였습니다. 뭐랄까, 영어 문장 자체는 이해를 했는데, 이에 딱 맞는 한글 문장을 쓰는 것은 어렵달까요? 마침 제 글을 잘 읽어주시고 댓글/쪽지 나누던 Lasid 회원님께서 직업이 번역이신 지라, 앞으로는 같이 번역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번갈아 할 수도 있고, 하나의 글을 같이 번역할 수도 있고, 한 명이 번역을 다 한 뒤에 다른 한 명은 감수만 할 수도 있고, 하여튼 상세한 방식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앞으로 한동안은 그때그때 다를 것 같습니다. 일단 오늘 첫 작업물을 올려봅니다. 글은 Orbef 회원이 물어왔고, 번역은 Lasid 회원이 했고, 그림 링크는 다시 Orbef 가 했습니다. 그럼 글 시작합니다:

—- 본문 시작 —-

인과 관계와 상관 관계가 다르고, 상관 관계와 그냥 우연히 같이 나타난 관계가 또 다르죠. 우스개로 다음과 같은 그래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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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이 완벽하게 과학적인 그래프는, 해적의 숫자가 줄어듦에 따라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었음을 보여준다. 이것은 해적들이 성스러운 존재였음에 대한 반박할 여지가 없는 증거이다. **번역 끝**

더구나 우리는 확증 편향이라는 특성마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통계 자료를 볼 때 조심해야 합니다.

그런 부분을 미리 감안하고, 미국인을 여러 가지 기준으로 나눈 뒤 그것을 투표 성향과 연결한 재미있는 글이 있어서 올려봅니다.

이번 번역문 부터는 읽는 분들의 편의를 위하여 원문을 굳이 복붙하지 않고 링크처리합니다.

—- 번역문 시작 —-

원문 링크:
https://www.nytimes.com/interactive/2017/10/05/upshot/gun-ownership-partisan-divide.html?_r=0

Nothing Divides Voters Like Owning a Gun
그 무엇도 총기 소유만큼 투표자를 갈라놓지 못했다.

네이트 콘(NATE COHN)
케빈 퀼리(KEVIN QUEALY)
2017.10.5

2016 presidential election vote among …
2016년 대선: 집단별 투표 성향

푸른색: 힐러리 클린턴, 붉은색: 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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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총기류가 없는 투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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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총기류가 있는 투표자

미국인들은 인구통계학적인 경계선에 따라 크게 분열되어 있지만, 총기 소유만큼 미국의 문화적 분열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인구 통계값은 많지 않다. 일요일에 라스베이거스에서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면서, 여론 조사 회사 서베이몽키는 2016년 대선 출구 조사 결과를 나타내는 한 쌍의 지도를 발표했다.

가정에 총기를 소유했다고 응답한 투표자들은 버몬트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도널드 J. 트럼프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버몬트주는 어쩌면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주일지도 모르지만, 버니 샌더스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총기 소유권을 지지하는 지역이다.) 집에 총기류가 없다고 답한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 단 하나의 주를 제외하고는 이들은 득표수를 측정할 수 있는 모든 주에서 클린턴에게 몰표를 줬다. (예외가 된 주는 웨스트버지니아주이며, 와이오밍주는 관련 자료가 불충분하여 평가하기 어렵다.) 서베이몽키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봤을 때 (미국 전체 가구의 대략 3분의 1에 해당하는) 총기 소유 가구는 63대 31로 트럼프를 지지했으며, 총기 미소유 가구는 힐러리를 65대 30으로 지지했다.

다른 어떤 인구 통계값도 이토록 일관성 있게 영역을 나누지 못했다.

Comparable to the Racial Divide
인종적 구분과의 비교

미국에서는 인종에 따라 정치적 입장이 크게 다르며, 백인과 비백인 유권자 사이에서는 총기 소유 가구와 미소유 가구 사이에서 나타나는 것과 유사한 차이가 나타난다. 그렇지만, 워싱턴 D.C.와 열 개 주에서는 백인 유권자들이 클린턴의 손을 들어주었고, 이는 총 139개의 표로 이어졌다. 그리고 트럼프는 오클라호마주와 같은 보수적인 주에서 비백인 표를 놓고 경합했다. (몇몇 작은 주에서는 비백인 투표자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기 어렵다. 비백인 투표자의 개표 데이터가 너무 작아, 표본 추출 과정에서 너무 큰 오차 범위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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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백인 투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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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투표자

또한,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유권자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차이는 극명하다. 그렇지만, 서베이몽키의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는 (특히 그레이트플레인스에 속한 여러 주*에서) 백인 노동자 계층의 지원 없이 승리를 거두었을 것이다.
(* 네브래스카, 노스 & 사우스 다코타, 오클라호마 등의 대평원 주 ? Las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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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노동차 계층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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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노동자 계층

이는 총기 소유권이 인종이나 인종 및 교육 수준을 결합한 것보다 미국 정치를 더 크게 갈라놓는 요인이라거나 미국의 정치적 분열을 일으키는 더 큰 원동력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따지고 보면, 총기 소유가 유권자를 갈라놓은 이유는 총기 소유자들이 대개 시골에 사는 교육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은 백인들이기 때문이다. 서베이몽키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볼 때 2016년 대선에서 총기를 소유한 투표자의 83%는 백인이었다.

그렇지만, 이는 단순히 인구학적인 통계가 아닐지도 모른다. 서베이몽키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는 인종과 교육 수준을 통제한 후에도 여전히 총기 소유 가구에서 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총기를 소유한 가정에서 살았던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들에서 74:21로 지지를 받았다. 심지어 총기를 소유한 가정에서는 학위를 소유한 백인들 사이에서도 60:34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는 비록 총기를 소유한 비백인 유권자 사이에서는 61:34로 패했지만, 힐러리가 전체 비백인 유권자 사이에서 75:21로 지지를 받았음을 고려할 때 선전한 편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교육이나 인종, 종교가 특정한 개인이 어떤 대통령 후보를 선택할지를 더 잘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 총기 소유 여부가 지지 정당의 차이를 만든다기보다는 그저 지지 정당의 차이를 잘 나타내는 변수라고 말하는 편이 공정할 것이다.

The Urban-Rural Divide
거주 지역에 따른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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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사는 투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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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사는 투표자

똑같은 이유로 거주 지역에 따른 투표자 분포는 총기 소유 여부에 따른 분포와 유사하게 나타난다.거주 지역은 총기 소유 여부와 상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인종과 교육 수준과도 상관이 있기 때문이다

Marriage
혼인 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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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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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자

혼인율 역시 오늘날의 정치적 분열과 상관이 있다. 미혼 성인은 젊고 비백인일 가능성이 높으며, 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혼인 여부는 정치적 이슈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정치적 이슈와 강하게 연결된 인구 통계나 가구 특징은 아직까지는 총기 소유뿐이다.

종교나 조합원 여부, 군 복무 경험 등의 다른 범주는 인구 통계와 정치 이슈 사이의 경계를 흐린다. 이런 범주는 눈에 띄는 정치적 차이를 불러오지 않는다.

Religious divisions
종교적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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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계열이 아닌 투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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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계열 투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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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 혹은 특정한 신앙의 대상이 없는 투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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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혹은 가톨릭 투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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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나 성당에 거의(혹은 전혀) 가지 않는 투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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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1주일에 한 번 이상 교회나 성당에 나가는 투표자

독실성(교회나 성당에 얼마나 자주 가는지 나타내는 척도)은 가입한 정당을 잘 예측하는 강력한 변수였다. 교회에 자주 가는 사람은 공화당원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더 종교적인 미국인들은 정치적으로 지도를 붉게 물들이는 편을 선호하며, 실제로 그렇게 했다. 종교적인 유권자들은 캘리포니아와 뉴욕, 메릴랜드 등의 (비교적 커다란) 세 개의 주에서만 힐러리를 지지했다. 비백인 유권자들은 여러 종교적인 주에서 공화당으로 기울어진 종교적 유권자들과 비교했을 때 극히 소수일 가능성이 높다. [Orbef: 교회에 가는 사람이 공화당원이 된다기보다는, 교회에 가는 사람들은 전통적 백인 가구 출신일 가능성이 크고, 그래서 공화당원이 된다고 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즉 진짜 원인은 따로 있고 공화당원과 기독교인이라는 것은 둘 다 결과일 뿐일 지도. 물론 ‘낙태를 찬성하는 악마의 정당 민주당을 지지할 수는 없어!’ 라는 사람들이 수백만인 것도 사실이지만요.]

이러한 관계의 이면에는 종교와 “해당 사항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무신론자이거나 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없는 사람들로 커다란 유권자 집단을 이루고 있으며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유권자들은 전반적인 유권자보다 나이가 어린 경향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들이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를 강하게 선호한 이유의 하나이다.

Union membership
조합원 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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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안에 조합원이 있는 투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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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안에 조합원이 없는 투표자

—- 번역문 끝 —-

수십 년 전에는 노조 소속 여부가 총기 소유보다도 더 눈에 띄는 인구 통계였을 것이다. 총기 소유와 마찬가지로 노조 가입은 정치적 이슈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었으며, 당시의 주요 인구 통계 및 정치적 분열과 밀접한 상관이 있었다. 노조에 가입한 가구는 여전히 민주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이들은 더는 미국의 정치적 분열을 상징하지는 않는다. [Orbef: 이런 현상은 매우 신기한데, 이 원인이 ‘수십 년에 걸쳐 노동자들을 실망하게 한 민주당’ 때문인지, 아니면 ‘경제 관련 좌파 이데올로기들이 그냥 다 죽어서’ 그런 건지, 그것도 아니고 또 다른 무엇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Orbef) 마치며: 첫머리에 말씀드렸다시피, 상관 관계가 인과 관계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겉보기에는 상관 관계가 있어 보이는 두 현상이 실제로는 완전히 독립적인 두 개의 원인이 초래한 두 개의 아무 관계 없는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총기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시골에 산다, 기독교인이다, 복음주의 계열 기독교인이다, 백인이다, 노조에 가입되어있지 않다’ 등등으로 분류한 그룹보다도 더욱더 트럼프를 찍었을 확률이 크다] 는 이야기는 매우 놀랍죠. 반대로 [총기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도시에 산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 백인이 아니다. 노조원 가족이 있다’ 등등으로 분류한 그룹보다도 더 클린턴을 지지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고요. 신기한 일입니다.

(Lasid) 마치며: 총기에 방점이 찍혀있기는 하지만, 이번 글은 미국의 변화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 가령, 종교가 생각보다 중대한 차이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던가, 노조 가입 여부가 이제 더는 정치와 직결되는 정체성이 아니라든가, 무신론자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데 아직까지 이 집단을 대표할만한 특징이 ‘상대적으로 젊다’는 것 정도라던가요. 종교와 노조는 과거에 비해서 그 위상이 많이 격하되었는데, 어쩌면 이런 면이 총기 소유가 시골에 사는 교육수준이 높지 않은 백인들 사이에서 큰 의미를 지니는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들의 다른 정체성이 격하되고 있는 가운데,  총기는 그 위용을 잃지 않고 있으니까요. 미국의 무신론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그들을 더는 젊다고 부를 수 없는 날이 오면요. 그 날이 오면 나이도 종교처럼 통계적 중요성이 떨어지게 될까요? 흥미롭습니다. (Orbef: 저 무신론자인데 별로 안 젊…. 쿨럭…) (Lasid: 한국에 계셨으면 타정당 지지자분들께 어린노무시키가!를 시전당하셨을 겁니다! 운 좋은 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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