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시니어타임즈US] 정말 오랫동안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 나라에 난리가 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할 말이 점점 없어졌기 때문이다. 아무리 태극기를 흔들어도 추운 겨울 서울역 광장에서 성도들과 그렇게 간절히 기도를 했어도 결과는 내가 원하던 것과 정반대였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 제주에 내려왔다. 제주의 아름다운 경관과 천혜의 자연 속에서 그동안 받은 몸과 마음의 상처들을 치유 받고 싶었다. 특별한 계획도 세우지 않고 시간이 나면 가까운 곳에 있는 가볼만한 곳들을 둘러보았다. 또 사역자들을 만나서 교제도 나누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다. 이제 제법 제주 생활이 익숙해지려 하고 있다. 그러나 계획했던 ‘제주 한 달 살기’가 끝났으니 이제 내 집이 있는 뭍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제주의 지인들은 나보고 자꾸만 제주에 와서 살라고 권한다. C국 선교사들이 사역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라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내친김에 ‘제주 1년 살기’를 계획해 볼까? 그러다가 제주 생활에 잘 적응되면 그냥 눌러 살면 되겠지. 다행히 어머니가 잘 적응해 주셔서 감사하다. 우리 어머니는 식사 잘 하시고 어디를 가나 오직 성경필사에만 몰두 하시니 모시기가 어렵지 않다.
제주에 와서 한 달이 되어가자 벌써 노트 한권을 다 쓰셨다. 어느날 나를 부르시더니 성경필사 노트 한 장이 남았다고 보여 주신다. 나는 지체 없이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있는 기독교 서점들을 찾아 전화를 해서 성경필사 노트가 있는지 확인하고 서귀포에 있는 기독서점을 찾아갔다.
성경필사 노트를 아예 두 권을 샀다. 그리고 서점 주인인 장로님께 소개받은 ‘수희네 집’이라는 식당에 가서 전복탕과 고등어구이로 식사를 했다. 그런데 도로 안내 표지판에 천지연 폭포와 정방폭포가 가까웠다. 온 김에 두 군데를 다 둘러보았다.
어머니는 경로 우대를 받아 입장권을 안사도 되니 남편 K선교사와 나만 사면되었다. 그런데 천지연폭포 입구에서 내가 속한 노회 목사님을 만났다. 반갑게 악수를 나누었다. 그 목사님은 권사님들을 모시고 수련회 오셨단다. 난 전교인 수련회를 왔는데…, 하하하….
전에 한번 와 보았던 천지연 폭포는 느긋하게 물이 떨어져서 ‘온유한 폭포’라고 부를 수 있겠다. 반면 정방폭포는 세차게 쏟아져 내려서 폭포의 맛이 달랐다. 그래서 정방 폭포는 ‘야성의 폭포’라고 불러 주어야겠다.
제주는 온통 볼 것이 천지이다. 그러니 ‘제주 한 달 살기’도 짧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주 1년 살기’ 프로그램 도입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기도해 볼 생각이다. 결국 제주에 와서 한 달이 지나면서 ‘12.9 정변’으로 받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상처가 어느 정도 치유가 된 셈일까? 글을 다시 쓸 마음이 생기는 것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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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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