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K선교사의 단골 식객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최근에 남편 K선교사에게 단골 식객이 생겼다. 노숙자인지 대머리가 약간 벗겨진 50대의 그 남자가 우리 교회를 찾아온 것은 삼 주 전쯤 부터인 것 같다.

처음 찾아 왔던날, 나는 마침 그날 하루 금식을 하고 있었다. 사무실에 앉아 있었는데 남편이 나에게 말했다. “찾아온 사람이 노숙자인것 같은데 배가 고프다고 하네” 라고 하였다.

나는 “밥이 없는데…어떡하지요? 라면을 삶아주면 어떨까요?” 했다. 그래서 금식하는 나를 배려해서 남편 K선교사가 라면을 끓여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K선교사는 라면 두개를 끓였다.

이런 분들은 경험상 밥을 많이 먹기 때문에 충분한 양을 주어야 할것 같아서 그런 것이다. 그날, 그 노숙자는 라면 두개를 잘 먹고 돌아갔다. 그런데 이런 분들은 대부분 한번 다녀가면 두번째 오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데 이 노숙자 분은 다음주에 또 찾아왔다. 이번엔 내가 없을 때였다. 그는 또 K선교사에게 “배가 고파요” 하더란다. 그러나 그날은 마침 남편 K선교사가 독서모임을 지도하는 날이어서 사람들이 와 있어서 밥을 차려줄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독서 모임에 나오는 분들이 간식으로 사 가지고온 빵을 주어 돌려 보냈다고 한다. 우리는 교회에서 사역도 있고 한것을 보고 이제는 그 노숙자 분은 안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 하였다.

그런데 웬걸, 다음주에 그 노숙자는 또 찾아온 것이다. 역시 이번에도 그는”배 고파요.”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그 날도 나는 외출중이어서 K선교사가 그를 맞이 하였다. k선교사는 일단 그를 들어오게 하고 북카페로 안내 하였다.

그런데 k선교사는 자신도 마침 저녁을 먹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그 노숙자와 함께 저녁을 먹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된장 찌개를 끓이고 김치와 깍두기를 꺼내어 식탁에 차려 놓았다.

K선교사는 지난번 그 노숙자가 왔을때 그의 신앙 점검을 해 보았다. 예수 믿느냐고 지난번에 물었을때 그 노숙자는 자신이 나가는 교회가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 생각이 난 K선교사는 그에게 “식사 기도를 하시겠어요.”라고 했다.

그는 식사 기도를 했고 K선교사와 그
노숙자는 형제처럼 나란히 앉아서 다정하게 저녁 식사를 했다. 비록 내가 없어서 된장찌개 하나에 김치 깍두기가 전부인 소박하기 그지 없는 식탁 이었지만 말이다.

어느듯 K선교사의 단골 식객이 된 그 노숙자가 어떤 사람인지 나도 궁금해 지기 시작했다. 다음주에 또 온다면 내가 꼭 교회에 있다가 제대로 반찬을 챙겨서 대접해 주어야겠다. 교회는 손대접을 잘해야 하니까말이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 하였고(마25:35)

The following two tabs change content below.

편집국

시니어 타임즈 US는 미주 한인 최초 온라인 시니어 전문 매거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