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북한의 장마당, 제대로 알고 넘어가자.

장마당 단속은 항시적, 돈주들에 대한 통제도 강화돼

길거리 음식점, 숙박업소, 개인 운영 소형차 단속도 강화

 

“장세”를 피하기 위한 주민들로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골목장”

북한이 평양과 지방에 천문학적 자금이 드는 건설을 계속 벌여놓고 있다. 건설에 필요한 자금의 출처를 해명할 길이 없는 소위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개인들의 장사행위를 허용해 돈주라고 불리는 신흥부자들이 생겨난 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

구차한 변명이지만 그들이 설명하는 북한과 실제 북한 소식통들의 주장은 완전히 다르다. 비교적 최근에 한국으로 입국한 몇몇 탈북자들을 설문조사 하고 북한을 다 파악한 듯이 떠드는 한심한 작자들도 유난히 “북한 전문가”들 속에 많다.

“북한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장마당을 늘리고 있고 주민들의 장사를 허용하는 김정은의 정책으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조금이나마 풀리고 있는 것처럼 여론을 조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 현지 소식통들은 “장마당은 김정은이 가장 빨리 외화를 챙길 수 있는 통로,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대로 인민들을 착취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고 지적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무엇보다 “김정은이 집권 후 장마당에 대한 통제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북한의 한 소식통은 “김정일 시대나 김정은 시대 장마당에 대한 통제의 강도는 거의 비슷하다”며 “오히려 한국영화나 불법영상물에 대한 통제와 처벌강도는 김정일 시대보다 몇 배나 더 강화됐다”고 최근 밝혀왔다.

김정일 시대나 김정은 시대 모두 여름철과 가을철이면 “농촌동원”을 구실로, 새해 초부터 3월 달까지는 거름생산을 위한 “새해 첫 전투”를 구실로 장마당 운영을 제한해 온 시간이나 실상은 종잇장 한 장 차이도 나지 않게 꼭 들어맞고 있다.

올해 2월부터 4월말까지 있었던 장마당과 개별적인 장사꾼들에 대한 통제는 김정일 집권시기와 비교했을 때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잔인하고 무자비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장마당과 돈주들에 대한 통제는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반면 눈여겨 볼만한 대상들도 있다. 한국 정부는 언론을 통해 최근연간 북한에서 장마당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정보를 흘리고 있지만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거짓말이거나 김정은의 통치수법을 파악하지 못한데서 나온 무지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북한이 장마당을 계속 늘리고 있고 장사꾼들로부터 돈을 거두어 장마당 외형도 주변 환경에 잘 어울리도록 치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소식통들은 “그런 외형만 보지 말고 실제 장마당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새로 생겨난 장마당만 보이고 그동안 사라져버린 장마당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가”고 반문한다. 김정은 집권 초기 장마당들을 많이 늘리고 장세도 꾸준히 올렸지만 제대로 운영된 장마당들은 도시 중심에 있는 한두 개이고 그 외 도시 변두리나 마을 외곽에 자리 잡았던 장마당들은 자연스럽게 모두 사라졌다고 소식통들은 해명하고 있다.

장마당 “장세”는 어디나 꼭 같은데 도시 변두리나 마을 외곽에 있는 장마당들은 하루 종일 앉아 보아야 장세조차 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장마당들은 자연스럽게 모두 사라졌고 지금은 그 자리에 다른 시설들이 들어앉았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한다.

북한은 최근 이렇게 본전도 뽑지 못해 풀만 무성하던 장마당들을 폐기하고 주민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들에 장마당을 확대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장마당 관리원들이 노골적으로 중국인민폐를 ‘장세’로 거두고 있다”며 “쌀이나 의류 장사들의 하루 ‘장세’가 중국인민폐 5위안”이라고 말한다.

“장세”가 제일 낮은 잡화 장사나 두부장사도 하루 장세로 중국인민폐 1위안은 바쳐야 한다는 것이다. 양강도 소재지 혜산시에서 제일 크다고 하는 ‘혜산장마당’의 경우 장마당에 고정으로 등록된 장사꾼이 1만2천여명을 좀 넘는다고 한다.

1만2천여명이 매일 “시장관리소”에 바치는 장세가 중국 인민폐 5위안에서 1위안까지 서로 다르기에 장사꾼들이 내는 “장세”를 평균적으로 ‘3위안’이라고 계산을 해도 혜산 장마당에서 나오는 장세는 하루 중국 인민폐로 3만6천위안이 된다.

지난 11월 29일 “청봉무역 양강도 사무소”가 20여명의 짐꾼들을 동원해 밤새껏 50kg 포장의 말린 참나무 버섯과 오갈피껍질 200자루를 밀수하고 넘겨받은 이윤이 중국인민폐 8천위안 정도였다. 청봉무역이 이 밀수를 위해 준비한 기간은 보름이상이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정권이 “혜산 장마당” 하나에서 하루 벌어들이는 “장세” 수익이 한 개 도에 파견돼 있는 무역사무소가 보름이상 준비하고 밀수로 벌어들인 이윤의 4배가 넘는다는 얘기이다. 장마당은 지금도 늘고 있으나 장마당에 대한 통제는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 장마당 통제와 함께 신흥부자로 알려진 돈주들도 지금 하루가 멀다하게 파산하고 있다.

북한의 장마당들과 김정은과의 사이는 “너도 좋고 나도 좋은” 두루뭉술한 관계가 아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인민들의 몸부림을 악용해 “너는 백번 죽어도 나는 마지막까지 네 피를 다 빨아 먹겠다”는 김정은식 약육강식이 만들어 낸 또 다른 생사의 불모지일 따름이다.

 

문성휘 기자

리버티코리아포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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