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앞에서 / 석정희
어둠 사르고
한낮의 별로 떠서
그늘을 지우는 태양이여 솟아라
공활한 하늘 위에 오직 하나
동해에 떠서 서해로 지고
한라에 솟아 백두에 잠기며
오대양 육대주를 밝히는 해야 솟아라
너와라면 가난이 두려우랴
바다에선 이름없는 바위섬까지
산이라면 작은 풀꽃까지 감싸는
벅찬 가슴으로 우리 함께 가자
모진 세월에도 둥글게 끓는 빛
짙은 구름 뚫어 살을 펴고
우리 꿈꾸는 내일을 안고 가자
거친 바람 뿌리 흔든들 겁나랴
네 빛이면 바람도 잠잠하여
의연하게 선 소나무 볼게다
눈을 감고 귀를 막아도
저 구르는 소리, 비치는 빛
웅장하고 황홀하게 해야 솟아라
새벽을 열고 내미는 빛 우리 함께
큰 바다 된 바람에도 돛을 올리게
이글이글 타는 맑게 씻은 해야 솟아라
이윽고 눅눅하던 슬픔도
뼈 쑤시던 아픔도
그 빛 앞에 곰팡이 사라지듯
고난 물리칠
곱게 씻은 태양이여 솟아라
터질듯 부풀은 가슴으로 널 맞을
맑고 고운 해야 솟아라.
석정희 / 약력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 시 등단, 한국문협 및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재미시협 부회장 및 편집국장과,미주문협 편집국장 역임,
대한민국문학대상 수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 본상 외,
시집 [문 앞에서][나 그리고 너] The River 영시집,
[엄마되어 엄마에게][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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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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