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열차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사람들
-노무현, 문재인 온갖 만행 본다면 지하에서 벌떡 일어나 격노해 문재인 멱살을 잡으려 할 것
-조국수호-검찰개혁 집회 참석한 내 친구들, 역전의 용사들 만동묘 모시던 노론 선비 떠올라
-사실 확인, 정책가설 검증에 치열하지 않으면서 자신 판단과 신념에 어찌 이리 오만한지
“문재인 정권은 노무현 정권과 완전히 다른 별개 권력”…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현 정권 강력 비판.
“문정권은 노정권과 완전히 다른 별개(실은 그보다 훨씬 무지막지하고 좌편향적인) 정권”이라는 얘긴데, 오래 전부터 나도 이 얘기 참 많이 해왔는데, 별로 안 믿더라.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인간의 확증 편향이 얼마나 질긴지 절감하였다. 문재인이 하는 온갖 만행을 본다면, 노무현이 지하에서 벌떡 일어나 격노하며, 문재인 멱살을 잡으려 할 것이다.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일제 하에서 독립운동과 해방공간에서 빨치산투쟁 등 좌익운동을 했던 미전향 장기수 출신들의 수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웬만한 수기는 다 읽었던 것 같다. 소설보다 훨씬 재밌고 감동적이었다. 1990년 즈음에는 그 분들 모셔서 초청 강연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당연히 그들은 1950년대의 화석이었다. 그들의 조국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었다. 그들은 아마 그렇게 살다 갔을 것이다. 묘비에는 아마 ‘통일열사’니 ‘신념의 투사’니 하는 호칭이 붙어 있을 것이다. 인생의 대부분을 감옥에서 지냈고, 북한에 대한 정보는 지금처럼 풍부하지 않았으니. 어쩌겠는가??
◇비전향장기수, 1950년대의 화석
불현듯 이 생각이 난 것은, 지난 주 서초동에 “조국수호-검찰개혁” 집회에 참석한 내 친구, 역전의 용사들이 생각나서다.
만동묘 모시던 노론 선비들의 조국은 명나라였다. 명나라(신종)을 숭모하고 경배하는 것이 도리, 소중화, 군자, 정통성의 표상이자 근원이었다. 1960~90년대 장기수 등 생존 좌익운동가들에게는 북한(혁명열사릉?)이 만동묘 자리를 대신했다.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1970~80년대 학생운동, 노동운동, 통일운동(?), 시민운동 등을 했던, 나랑 친했던 역전의 용사(선후배 동기)들이, 노무현 무덤과 문재인 정권을 만동묘나 혁명열사릉 반열에 올려놓고 숭모한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노무현 무덤과 문재인 정권은 노론 선비들의 만동묘-명나라, 1960~90년대 장기수들의 혁명열사릉-북한정권과 거의 같은 종교적 섬김의 대상이다. 정의와 정통성의 표상이자 근원이다.
노론 선비들의 것이든, 해방공간에서 좌익들의 것이든, 1980년대 우리 청춘을 휘어잡았던 것이든 사상이념이든 다 가설이라, 실천, 검증을 통해 해체, 재구성, 보완되어야 하는 것인데, 어쩌자고 종교적 신념의 지위에 올려 버리는 것인지!
◇문정권의 민주압살, 민생파탄, 국익 개무시
문재인 정권은 노무현 정권과 달라도 너무 다른 정권이다. 노무현 정권이라면, 조국 임명 강행, 최저임금, 52시간제, 공공부문 81만개, 탈원전(방향과 절차 등), 문케어, 9.19 군사합의, 김정은 대변인 역과 비핵화 생쇼 조연, 지소미아파기, 반일 캠패인 등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하나하나가 엄청난 죄악이다. 민주압살, 민생파탄, 국익개무시 정책이다.
역사의 열차가 구비구비 돌 때마다 (열차를 단단히 잡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쪽으로 저쪽으로 우수수 떨어져 나간다고 했던가?
그런 것 같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내 오랜 친구들의 60~70%가 떨어져 나갈 것 같다. 나랑 멀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올린 생활 속에서 어느 정도 먹어주던 정치적, 도덕적 권위 등이 완전히 작살난다는 얘기다. 하기사 그 친구들은 나를 일제하 친일부역 행위자 정도로 생각하겠지만…
사실확인과 정책 가설 검증 등에는 별로 치열하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판단과 신념에 대해서는 어찌 이리도 오만한가! 벌써 노인이 되었나?
김대호 사회디자인 연구소장
더 자유일보(http://www.jayoo.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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