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 여름부터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때 사용하는 콘크리트 토대를 전국 수십 곳에서 증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미국 정찰기가 3일 또 다시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다.
미국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지난달 28일 이후 4차례나 정찰기를 한반도에 출동시키고 있는데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연말시한’을 앞두고 기습적인 추가도발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국 공군의 지상감시정찰기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가 이날 한반도 상공으로 출동해 대북 감시작전 비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8C 정찰기는 폭 44.4m, 길이 46.6m, 높이 13m로 최대속도 마하 0.65다. 한 번 비행하면 중간 급유없이 9시간가량 체공할 수 있다. 공중에서 지상의 적 동태를 사전에 탐지하고 공격을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E-8C 정찰기는 지난 10월11일과 지난달 28일에도 수도권 상공에서 비행한 적이 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군사적 행동의 가능성이 커질 때마다 정찰기를 한반도 상공에 투입했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미국이 정찰기와 폭격기, 정찰기를 잇따라 전개한 직후인 31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를 쏘아올려 정찰기의 정찰 능력을 확인했고 지난달 28일에도 조인트스타스(E-8C)와 EP-3E 등 정찰기 2종이 출격한 지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또다시 초대형 방사포가 하늘을 갈랐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일 이어지는 미 정찰기의 한반도 비행이 북한의 추가 동향 파악을 목적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지난 1일과 2일에 RC-135W(리벳조인트)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키는 등 12월 들어 이날까지 매일 정찰기를 통해 대북 감시작전 비행에 나서 북한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정찰기의 비행이 더욱 눈에 띄는 것은 북한이 지난 여름부터 수십 곳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용 콘크리트 토대를 만들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서다.
전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북한 내 수십 곳에 가로·세로 수십미터 크기의 이동식 발사대용 콘크리트 토대가 설치됐다.
북한이 설치한 콘크리트 토대는 연약한 지반 위에서 이동식 발사대로 미사일을 쐈을 때 발사대가 손상되거나 미사일 궤도가 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구조물로 추정되며 ICBM용 이동식발사대도 세울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고 한다.
북한은 그동안 콘크리트로 포장된 고속도로나 공항 활주로를 이동식발사대를 이용한 미사일 발사 장소로 사용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사일 발사 장소가 사전에 탐지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 이 같은 구조물을 설치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일본에선 이미 북한의 추가 군사도발에 대비해 지난달 초부터 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을 동해상에 상시 배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담화에서 “아베는 진짜 탄도미사일이 무엇인가를 오래지 않아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 내용을 현실화하면서도 수위 조절은 한다는 차원에서 준 ICBM으로 불리는 ‘화성-12형’ 등을 쏘며 한미일을 동시에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정찰자산의 잦은 한반도 전개에 대해 “우리가 평소에 정찰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데 사안에 따라서는 평소보다 자주 할 수도 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서 특별히 평가해서 말씀드릴 것은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김한솔 기자
더 자유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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