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오거돈 부산 시장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세 가지 끝을 조심하라!
명성을 쌓기는 힘들지만 무너뜨리는 것은 쉽다!
시작(start well)도 중요하지만 마침(finish well)은 더 중요하다!

지난달 23일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오거돈 부산시장이 여직원 성추행 사실이 폭로되면서 전격 사퇴했다.  사진=연합뉴스

“여러분들은 이제 사회에 나가면 3가지 끝을 조심해야 합니다.

1.혀를 조심하십시오.
2.손을 조심하십시오.
3.성기를 조심하십시오.

이 3가지 끝만 조심하면 여러분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중서부 전선 험한 지역에서 군(軍)생활을 했는데 제대 신고식을 할 때 연대장님의 훈시(訓示) 가운데 한 부분이다. 지금 완곡히 표현하여 그렇지 그 당시에는 야전지휘관 특유의 어법으로 인해 웃음바다가 되었었다. 군(軍)시절 여러 훈시를 들었으나 30년이 훨씬 넘은 지금 아직도 이것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요즘 미디어를 통해 각종 범죄를 접할 때마다 이 훈시가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그도 그럴 것이 공인의 길을 걷다가 보니 필자도 이에 자유로울 수 없고 한시도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

특별히 남자에게 있어서 이 세 가지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必須不可缺)한 것이지만 사회적인 지위와 명성에 비례하여 그 미치는 충격과 파장은 다를지 모르지만 결과는 비참하다. 이 세 가지를 잘 못 사용하여 수치와 부끄러움은 물론 패가망신(敗家亡身)까지 당한 사람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수없이 보아 왔고 불행하게도 앞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더불어 민주당 오거돈(72) 부산시장의 여직원 추행으로 인해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 졌었는데 무엇보다 야당의 입장에서 볼 때 안타까운 것은 지난 4월 초에 저지른 성범죄가 4.15 총선 후에 밝혀져서 이어 그가 시장 직을 사퇴하는 수순을 밟았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초유의 사건이 총선 전에 밝혀졌다면 과연 이번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하는 의문과 아쉬움이 교차하고 이에 민주당에서 총선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여 얼마나 안절부절, 노심초사(勞心焦思) 사력을 다해 수습했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오거돈 시장은 4월 23일 사임서를 발표하는 가운데 3전 4기의 오뚝이 정신으로 일어선 자신의 파란만장(波瀾萬丈)한 삶을 피력하며 5분간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이었다고 울먹였지만 그 누구에게도 동정을 얻지 못했으며, 오히려 70년 쌓아 올린 명성을 어떻게 5분 만에 물거품처럼 무너지게 만드는가? 비난과 탄식을 자아내게 하였고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였는데, 그도 결국엔 마지막 3번째를 잘못 사용하여 부산시장이란 화려한 지위에서 물러나고 패가망신(敗家亡身)의 길을 자초하였다.

1. 명성(fame)을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뜨리는(destroy) 것은 쉽다.

입신행도 양명어후세(立身行道 揚名於後世) 이현부모 효지종야(以顯父母 孝之終也)라는 고사 성어가 있다. 자신의 몸을 바로 세워 그 행동을 바로 한 후에 이름을 날려 부모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 효도의 마지막이라는 뜻이다.

앞에서도 성범죄가 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지위와 명성에 비례한다고 했는데 세간에 알려진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채동욱 검찰총장, 김학의 법무부 차관, 안희정 충남 도지사, 고은 시인, 정몽준 의원, 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 등 이들의 공통점은 한 때 권력과 이목의 중심부에 있었고 그야말로 양명어후세(揚名於後世) 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입신행도(立身行道) 자신을 바로 세우는 일에 실패하여 결국 수치와 부끄러움, 패가망신의 길을 걸었다고 하는 것이다.

차츰 세월이 지나가면서 여성인권 신장에 의해 이어지는 미투(me too) 운동으로 정치, 종교, 스포츠, 연예계 할 것 없이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이 고발되어 곤혹을 치르며 수치와 부끄러움을 당하였고 최근에 터진 n번방 성착취물 사건은 온 국민을 경악케 하였는데 주범의 얼굴이 공개되고 관련자들이 드러나면서 그 동안의 쌓아온 이미지가 땅에 떨어져 재기불능으로 사회에서 매장 되기까지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명성(名聲)을 쌓기는 힘들어도 무너뜨리는 것은 너무나 쉽다.

공든 탑(塔)이 무너지랴? 는 우리 속담이 있지만 공든 탑도 관리가 부실하면 무너진다. 내가 이쯤 되면 성공했다고 우쭐되며 교만이 싹틀 때 어디선가 마수(魔手)의 손길이 자신을 넘어뜨리기 위해 유혹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다윗 왕은 목동 출신이었으며 장손도 아닌 이새의 8번째 아들로 일국의 왕(王)이 되기란 감불생심(敢不生心)이었으나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으로 등극하여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이 나는 인생 대역전의 주인공이 된다. 그가 왕이 되기 전에는 불후의 시편 23편(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의 시성(詩聖)으로 또 블레셋과의 전쟁에서는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 용장(勇將)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그가 왕으로 등극하여 천인공로(天人共怒)할 범죄를 저질렀는데 바로 충신 우리아 장군의 아내 밧세바를 취한 간음사건이며 후에 이를 은폐하기 위해 그 우직한 충신 우리아를 극렬한 전투에 앞세워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다.

그가 말단에서 무명으로 분주하게 살아갔을 때에는 범죄 하지 않았으나 최고의 지위에 올라 삶이 여유롭고 풍요로워졌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고 평생을 괴로움과 오명(汚名), 후회 속에서 눈물로 회개하며 살았던 것이다.

“그런즉 선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

2. 시작(start well)도 중요하지만 마치(finish well)는 것은 더 중요하다.

오래전 필자가 선교사 교육을 받을 때에 강사로 오신 목사님께서 당부하신 말씀인데 선교의 연륜이 쌓여 갈수록 구구절절이 마음에 와 닿는다.

“여러분! 시작(start well)도 중요하지만 잘 마치(finish well)는 것은 더 중요합니다.”

이름 있는 교단의 선교사로 파송 받으며 화려하게 시작했으나 나중은 유명무실(有名無實) 초라하게 마감하는 선교사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아왔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었겠지만 관리의 소홀(疏忽)이 관건이 아니었나 싶다. 영적관리, 육적관리, 인맥관리, 사역지 관리 등등 자신을 관리(self control)하는 일에 게으르고 소홀하다면 아무리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첫 발을 잘 디뎠다 하더라도 선교사역에 유종의 미(finish well)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비행기도 이륙(take off) 보다는 착륙(landing)이 더 위험하고 중요하다고 한다. 선교사역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이 시작보다 마지막 마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리자라고들 하는데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마무리(finisf well)를 잘 할 수 없다.

3. 초심(初心)을 잃지 말아야 한다.

필자가 누군가로부터 받은 짧은 글이었는데 상당히 감명이 깊었다. 우리는 타인의 손을 필요로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설명하자면 이런 것이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날 때 누군가의 손이 핏덩이인 나를 받아주고 씻겨주고 먹여주었고 입혀주었습니다. 걷다가 넘어졌을 때도 누군가의 손이 나를 일으켜 세워 주었습니다. 이제 저 세상으로 갈 때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땅에 묻혀 질 것입니다. 죽은 내가 나를 묻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이런 손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그렇다!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걸어 다닌 사람은 없었고 태어나자마자 말 잘하고 노래 잘하고 글을 깨친 사람은 없었으며 태어나자마자 빌딩을 소유한 부자는 없었고 태어나자마자 권력과 명예를 가진 자는 없었고 태어나자마자 대형교회 담임목사 된 사람은 없었다. 사람이 얼마나 겸손해야 하며 낮아져야 함을 일깨우는 말씀이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망각하고 교만하게 자기자랑 일색으로 나대는 사람들에게 쓰는 말이다.

신앙인이든 불 신앙인이든 할 것 없이 초심을 잃으면 인생에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무엇보다 신앙인이 초심(初心)을 잃으면 사명을 망각하게 되고 맛을 잃고, 신앙의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상실하게 된다.

에베소 교회는 예수님으로부터 책망을 받았는데 그것은 바로 초심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치 아니하면 내가 네게 임하여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계2:4~5)”

언젠가 아프리카에서 사업하시는 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어떤 선교사 한 분이 이렇게 자신에게 고백하였다며 전해 주었다.

“처음엔 사랑하고 생명을 살리러 선교지에 왔는데, 이제는 주여! 저들을 미워하지 않게 하소서!” 하게 되더란 것이다.

필자도 가장 순수하고 진실했을 때가 세 번 있었는데 1. 신학교 들어 갈 때 2. 목사 임직식 때 3. 선교지로 나올 때였다. 그러나 현실은 판이하게 달랐고 목회현장과 선교현장은 생각했던 것 보다 녹녹치 않았다. 그럴 때마다 그 처음 눈물로 부르던 찬양과 하나님 앞과 공중 앞에서의 고백과 결단을 떠 올리며 수없이 사명자의 나태하고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는다.

정치인이 가장 진실해 보일 때가 선거철이라고 한다. 그러나 당선되고 나면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른 것처럼 매번 언제 그랬냐는 식인데 이에 아둔하고 선량한 백성들은 또 속는다.

이와 같이 부산시장 오거돈 여직원 성추행 사건을 비롯하여 각계 사회지도층의 일탈(逸脫)과 막장으로 치닫는 n번방 성착취 사건을 보더라도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악하고 음란하고 패역한 시대에 접어 들어있는지를 절감할 수 있다.

물론 성경대로 이 시대가 노아시대와 롯의 시대와 같이 되어야 마지막 예수님 재림과 심판의 때가 오겠지만 그렇다고 예수님 심판을 앞당기기 위해 우리가 악을 허용하고 음란을 부추길 수 없지 않은가?

그래서 의인이 고통당하는 시대가 온다고 했는데 바로 지금이 아닌가 싶다.

우리 대한민국국민 모두가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초심으로 돌아가 세상에 만연한 불의(不義), 부정(不正) 불법(不法) 과 맞서 싸우며 말세지말 유혹(誘惑)과 쾌락(快樂)이 가져다주는 죄악(罪惡)으로부터 자기 자신과 가족과 교회를 지킬 때 한국교회는 다시금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이며 대한민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위대한 복음강국, 경제대국으로 다시 세워지게 될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이것 이니라(약1:27)”

2020년 5일 11월

남아공 김현태 선교사 / 19기 민주평통 자문위원

김현태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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