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만 살아남나…줄줄이 ‘화물’ 확대에도 엇갈린 3Q 항공실적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3분기 항공업계 실적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화물 사업 역량을 확대하며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흑자 기조를 이어간 반면, LCC를 비롯한 다른 항공사들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LCC 역시 위기극복 일환으로 화물운송으로 사업영역을 넓혔지만, 실적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위기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5일 3분기 별도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조5508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94%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분기에 이어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화물공급 감소와 운임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화물 가동률을 높이고, 유휴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공급·탑재율 증대에 주력해 실적을 방어했다.

화물 성수기로 접어드는 4분기에도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자동차 부품, 전자상거래 물량 등 전통적인 항공화물과 함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긴급 방역수요, 컨테이너선 등 해상운송 공급 부족에 따른 항공운송 전환 등 고가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추후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따른 대규모 수송이 진행될 경우를 대비해 지난 9월부터는 백신수송 전담 TF(태스크포스, 전담조직)를 운영 중이다.

반면, 대한항공을 제외한 아시아나항공과 LCC들은 3분기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B777-200ER 항공기에서 밸리카고로 화물을 적재하고 있는 모습.     @진에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아시아나항공은 1001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 LCC업계에서는 Δ제주항공 680억원 Δ티웨이항공 437억원 Δ진에어 505억원 등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그간 여객 수요에 집중해 왔던 LCC들의 경우 실적을 방어할 요소가 마땅치 않다. 4분기는 화물 성수기인 반면 전통적으로 여객수요는 비수기로 꼽혀 사실상 모객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장기화되고 있어 여객 매출의 증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LCC들은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운항이 막히자 국내선 운항에 집중했는데, 최근에는 ‘출혈경쟁’도 심해진 모습이다. 인기 노선인 제주 노선의 경우 1만원이 채 안되는 편도 항공권까지 풀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LCC들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처럼 화물 운송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진에어는 LCC 중 유일하게 보유한 대형 항공기 B777-200ER을 개조해 미국 노선에 투입했으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기내 좌석에 화물을 싣는 방식으로 화물 운송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운송 규모가 작아 제대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27개국 47개 도시에, 아시아나항공은 12개국 27개 도시에 화물기를 취항하고 있다. LCC는 한 두개 도시 운항에 그쳐 수익 확보에 한계가 있다.

뚜렷한 자금 마련 창구가 없는 LCC들은 유상증자를 진행해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 제주항공이 지난 8월 유상증자를 통해 1506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했으며,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에어부산도 각각 1050억원, 720억원, 89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백신이 조속히 풀리지 않는 이상 내년에도 여객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연말에는 운임이 뛰고 있는 화물에 항공사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대형항공사들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하늬 기자
더자유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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