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더나눔하우스 한국지부 개원

가을은 운전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운전을 하면서 차창밖으로 보이는 채색빛으로 물들은 산야의 가을 풍경이 참 아름답다. 운전하며 가는 내내 그동안 메말랐던 나의 정서가 가을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채워지는것 같다.

올가을도 정점인 2021년 11월 8일, 나는 문산으로 차를 몰았다. 문산은 특별히 가 보았던 기억은 없다. 그런데 ‘문산교회’ 에서 ‘더나눔하우스 한국지부’개원감사예배가 있어서 참석차 가는 길이다. 순서 가운데 내가 ‘축사’를 맡게 되었다.

더나눔하우스(구뉴옥나눔의집)는 2011년 세워진 한인노숙인 비영리전문기관 이다. 그곳은 “장기간 계속되는 실직상태, 갑작스레 찾아온 건강의 문제, 일 할 수 없도록 흘러버린 세월, 신분문제, 가정의 깨어짐, 정신건강의 문제, 약물중독 등의 이유들로 하루 아침에 평범한 삶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머무는 곳” 이다.

내가 이곳을 알게된 것은 2016년 제15회세계한인선교사대회를 미국 LA에서 참석하고 뉴옥에 들렸을 때이다. 나는 뉴옥의 한인타운인 후러싱에 있는 ‘뉴옥선교사의집’에 3주 정도 머물면서 뉴옥과 뉴저지 롱아일랜드등을 둘러보았다.

지인 목사님의 소개로 ‘더나눔하우스(당시는 뉴옥나눔의집)’대표인 박성원목사님을 소개 받았다. 박목사님으로부터 새벽예배에 참석해서 설교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참석해서 ‘더나눔하우스’가 보호하고 있는 사회적약자인 그들을 만났었다.

그런 인연으로 이번 더나눔하우스 한국지부 개원예배에 나는 ‘축사’를 맡게 되었다. 운전을 하고 가는 내내 내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왜냐하면 내 일생에서 처음 ‘축사’를 해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선교사이며 목사인 나에게 설교, 강의, 대표기도, 축도, 사회등은 매우 익숙한 일이고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다. 하지만 어떤 공식적인 모임에서 ‘축사’를 맡는다는 것은 왠지 원로 같은 느낌이 든다. 다시 말하면 내가 어느새 나이가 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슬며시 웃음이 나왔던 것이다.

아무튼 40여분의 운전끝에 모임시작 10여분전에 문산교회에 도착했다. 문산교회 예배당 로비에서 수년만에 보는 박목사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30명 안팎의 손님들을 모시고 ‘더나눔하우스 한국지부’ 감사예배가 시작되었다. 드디어 내가 맡은축사의 순서가 되었다. 나는 다음과 같은 요지로 축사를 하였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소외된 자를 향한 하나님의 선교적 관심을 우리도 가져야 합니다. 성경은 이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하기 위하여 기록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교적 관점에서 성경을 보아야 합니다.

성경은 세상이 정해 놓은 모든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경계선을 넘어서 하나님 안에서 한백성으로 살아가라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서 ‘순더마이어’라는 신학자는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에 근거해서 ‘공존의 신학’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세상은 잘난자, 약한자, 가난한자, 부자, 소외된자가 모두 공존하여 살아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시 유대사회에서 죄인으로 정죄 받아 다른 사람들과 교제가 금지 되었던 사람들, 즉 세리,창기, 문둥병자, 불치병환자들을 하나님 나라의 주역으로 초청하고 함께 하시면서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제가 잘아는 분 가운데 영등포에서 노숙자 사역을 하는 목사님이 있습니다. 그곳에 갔을때 보았던 인상깊은 한 노숙인이 기억납니다. 그는 사법고시를 수년간 준비 하였지만 늘 차점차이로 합격이 되지 않자 법관이 될 것을 포기하고 영어학원을 시작했습니다.

학원 운영을 잘해서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보이스피싱에 걸려서 학원을 해서 벌은 전재산인 5억여원을 다 날린 후 그는 충격으로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거리를 배회하며 노숙인이 되었습니다.

다행하게도 노숙인들을 섬기는 일을 사명으로 하고 있는 좋은 목사님을 만나서 숙식문제를 해결받고는 있지만 그는 지금도 밖에 버려진 상자들만 보면 주어와서 쌓아 놓으면서 돈상자라고 한답니다.

그 상자를 치우면 그가 펑펑 울어서 치우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평생 벌은 돈을 다 잃고 얼마나 분하고 가슴에 한이 맺혔으면… 그렇게 되었을까요. 노숙인은 특별한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와 비슷하게 살아 가던 사람입니다.

다만 어느날 그런 엄청난 사건을 당한다든지 하는 정신에 충격을 받는 일들을 당하고 나서 인생의 살맛을 잃어버려서 그렇게 전락하는 것입니다. 그런분들이야말로 하나님께서 긍휼히 여기시는 사회적약자인 것입니다.

오늘 10년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소외된 자들을 향한 이 귀한 사역이 이제 더 물오르게 하기 위하여 ‘더나눔하우스 한국지부’가 개원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더나눔하우스 한국지부’는 진즉에 세워졌어야 합니다. 하지만 결국 세워 졌으니 하나님께서 ‘더나눔하우스 한국지부’를 통해 놀라운 일을 행하실 것입니다.

‘더 나눔하우스 한국지부’ 개원을 진심으로 축복하며 축하합니다. 

더나눔하우스 한국지부 개원 예배를 마치고 우리 일행은 문산의 맛집인 매운탕집으로 갔다. 쌀쌀한 날씨여서 얼큰한 매운탕이 딱 어울리는 점심 식사였다. 8명씩 앉을 수 있는 방으로 들어 갔기에 자연히 한방에서 식사한 분들과 대화를 나누며 친해졌다.

2부는 우리 교회로 가서 교제의 시간을 갖자고 내가 제안 했다. 나는 먼저 교회에 도착해서 따뜻하게 온풍기를 켜 놓았다. 그리고 우리교회 건물이 있는 프라자 일층에 있는 상당히 맛이 좋은 수제 마카롱을 사서 대접하기로 했다. 커피와 녹차 마카롱과 과자를 준비하고 냉장고에 있던 사과 한개와 단감 두개도 깍아 놓았다.

일행들이 도착했다. 두분만 빠지고 한방에서 밥을 같이 먹은 6명이 모여서 즐거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오신 손님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리교회를 보고 감탄을 한다. 상가교회도 이렇게 예쁘게 꾸밀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한다.

미국에서 오신 사모님은 자신이 요즘 힘들었는데 따뜻하고 예쁜 우리교회를 보고 힐링이 되어 피곤이 싹 가신것 같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새삼 교회 인테리어를 하면서 수개월 고생하던 생각이 떠올랐다. 그런 수고가 있었기에 오늘이 있는 것이리라

일이 있는 바쁜 분들은 먼저 돌아가고 여목사님 한분이 남아서 또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그 목사님의 인생여정에 대한 간증 또한 절대 평범하지 않았다. 시종 감탄도 되고 놀랍기도 하였다.

알콜중독자를 모르고 만나서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살면서 온갖 연단을 받고 알콜중독으로 남편이 일찍 소천한 후 자신이 알콜중독자를 상담하고 치유하는 사역자가 되기까지의 기구하고도 절절한 사연을 들려 주었다. 다시 더나눔하우스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더나눔하우스의 사역현장은 미국의 뉴옥에 있다. 그곳에서 불법체류자가 되어 갈바를 알지 못하는 방황하는 거리의 영혼들을 데려다가 섬기고 먹이고 재우고 쉴곳을 제공하고 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며 그들이 하나님을 만나도록 돕는다.

‘더나눔하우스’는 상담 서비스와 소셜서비스(의료, 법률, 복지, 행정, 장례), 중독치유, 전인치유, 역이민자립 정착 프로그램( 항공권, 공항픽업, 자가격리숙식, 주민등록회복, 의료보험가입, 구직, 자립, 요양원입실)으로 미국에서 불법체류자가 된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한다.

더나눔하우스 가족에게 강도만난 이웃을 돌보아 준 선한 사마리아인의 역활을 해 줄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 일을 지원하기 위해서 ‘더나눔하우스한국지부’는 또한 만들어 졌다. 이 일은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을 나누어 주셔서 나눔가족들이 자립하여 건강한 삶을 살고 이웃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 수 있도록 더나눔쉘터에 벽돌 한 장 한 장 올려 주시어 함께 힘을 실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마 25:35~36)”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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