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선전포고없는 무차별 공격이 시작된지 이제 두달이 가까워 오면서 전쟁은 초반전에 러시아가 예상하지 못한 막대한 패배를 당하고 이제 전장은 동부지역으로 옮겨져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현재 마리우폴 시는 95%이상이 러시아의 폭격으로 파괴되고 약 2천5백명의 우크라이나 최후 방어군이 마지막 전투를 기다리고 있는데 수도 키이브 방어에는 성공하였지만 마리우폴에서도 우크라이나 군이 잘 러시아군을 퇴치할지 의문이다. 이번 전쟁은 러시아는 물론이고, 전 유럽, 그리고 전 세계에 크나큰 영향을 줄 현대사에 중요한 한 획이 될 것은 분명하다.
전쟁의 배경
이번 전쟁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4년 당시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강제 합병한 후 이 동부지역에서 계속되어 온 러시아 대 우크라이나의 영토 전쟁의 성격을 띄고 있으나, 푸틴이 전쟁 전 자신의 이번 전쟁의 목적을 연설하는 대목에서 밝혔듯이 러시아는 그동안 냉전 종식 후 계속적으로 동부 유럽에 침투해 들어온 서방세계 나토의 우크라이나 나토 회원국이 되는 것을 최후의 레드라인으로 알고 이번에 무력으로 시위에 나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쟁은 1991년 냉전 종식 후 계속되어온 후 냉전시대의 미국, 서방과 러시아와의 그간의 암묵적 2차 냉전을 끝내고 본격적인 냉전 아닌 뜨거운 전쟁으로 그동안의 분쟁을 종식하자는 러시아의 의도가 그 전쟁의 모티브이다.
1991년 당시 소련 고르바체프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소련 국기를 내리고 소련연방 해체를 선언한 뒤, 구 소련은 이를 구성해왔던 소비에트 공화국들이 각자 독립하였고 이중 하나였던 러시아도 하나의 국가로서 새롭게 출발하게 되었다. 이중 카자흐스탄이 러시아 다음으로 가장 큰 새로 독립한 나라가 됐고 우크라이나도 구 소련의 한 소비에트 공화국에서 새로운 독립국가로 출발하게 되었다. 물론, 우크라이나는 수 백년동안 러시아와의 끊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로 정치적, 문화적 면 등에서 뗄수없는 관계를 계속해 왔다. 마치 중국과 한국의 관계라고도 볼 수 있고, 또한 미국과 카나다, 영국과 아일랜드와의 관계라고도 할 수 있다. 두 국가는 양 국가내 서로 러시아인들과 우크라이나인들이 섞여 살고 있으며, 푸틴이 주장한 것처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구별하는 것은 힘들정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러시아의 시각에서 그러할뿐, 독립국가로서 엄연한 국가를 유지해온 우크라이나에게 이러한 무차별적, 나토 사무총장의 말을 빌면 야만적인 공격을 우크라이나인들이 그대로 받아드릴리는 만무하다.
나토의 냉전 후 동구 유럽에 대한 점차적인 회원국 확대는 냉전 후 30년넘게 지속되왔고, 냉전 동안 구 소련의 위성국가들이었던 폴란드,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이 이미 다 나토 회원국이 되어버린 상태이다. 발틱 3국가들도 나토 회원국이며 현재 중립국인 스웨덴과 핀랜드마저도 나토 회원국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는 말할 필요도 없이 냉전에서 소련이 완패하면서 더 이상 소련의 위성국가들이 소련을 추종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들은 하나씩 하나씩 서방 나토 회원에 가입하기 시작하였으며 이제 남은 것은 우크라이나와 남쪽의 조지아이다. 2008년 푸틴은 현재의 전쟁과 비슷하게 조지아를 공격한 바 있으며 당시 전쟁에서는 그런대로 목적이 달성되어 러시아의 동부 유럽국가들에 대한 엄포가 어느정도 달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전쟁이 전개
하지만 이번 전쟁은 그 전쟁의 타겟이 아주 작은 나라인 조지아와는 비교가 안되는 우크라이나라는 점에서 그 양상이 푸틴이 원하였던 바와는 크게 다른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소규모의 조지아가 아니며 유럽 전체 대륙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큰 나라이며 인구도 4천4백만으로 다른 유럽강국인 영국, 독일, 프랑스보다 크며 인구도 더 많다. 이러한 큰 나라를 조지아식으로 공격하여 단 수일만에 점령하여 수도 키이브에 친러시아 정권을 세우겠다는 것이 처음 푸틴의 목표였으나 이제 그 목표는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고 현재 새로운 국면으로 전쟁은 어떻게 종식될지 모르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하여 서방 나토국가들은 직접 병력을 파견하는 것 외에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는데, 여기에는 러시아 탱크와 항공기 격침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는 자벨린 탱크공격 미사일, 스팅어 대항공기 미사일등이 포함되어 있고 일부 장갑차도 현재 보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일부 미국내 군사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무기공급에서 더 나아가 실제 탱크와 전투기롤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나토 사령관 웨슬리 클락 장군은 푸틴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며 이에 대응해 더 많은 군사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고 다른 나토 사령관들과 퇴역 장군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더 많은 군사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웨슬리 클락 장군은 푸틴이 전술핵을 포함하여 원자탄 사용도 가능하다며 자신의 경험에 의하면 러시아가 원자탄을 사용할 가능성은 충분하며 만약 공멸의 길로 푸틴이 원자탄을 사용할 경우, 푸틴은 러시아가 미국보다 원자탄이 더 많아 서로 수천기의 원자탄을 다 발사해도 러시아가 궁극적으로는 살아남을 것으로 믿는 바, 원자탄을 사용할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클락 장군에 의하면 지난 1960년대 초 쿠바 미사일 위기시, 소련이 쿠바에서 미사일 기지를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당시로서는 소련이 미국보다 훨씬 원자탄 수가 적어, 만일 핵전쟁이 벌어질 경우, 소련이 핵전쟁에서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고 쿠바에서 미사일 기지를 철수하였다고 소련 관리가 자신에게 말했다고 했다는 것이다.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브를 정면 공격하면서 수일내에 키이브를 함락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항복을 받고 새로운 친 러시아 정권을 키이브에 수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이는 2008년 조지아와 2014년 크림반도 공격과 같은 목표로서 푸틴은 이번에도 쉽사리 전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키이브는 전쟁이 한달이 넘어도 함락되지 않았고, 처음 러시아 탱크가 이 수도 도시를 포위하여 무력으로던 고립으로던 함락시킨다는 작전이 있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맹렬한 방어로 또한 유럽의 가장 큰 도시중의 하나인 키이브를 포위하여 함락한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여 러시아군은 키이브에서 철수라는 패배를 맛보게 되었다. 현재 러시아군은 동부지역 마리우폴등에 공격을 집중하고 있는데, 키이브 전투에서 패배한 러시아군이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
전쟁의 의미
이번 전쟁은 서방세계가 예상했던 것처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만을 공격하여 조지아와 크림반도처럼 제한적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닌 우크라이나 전체에 대한 전면전으로 나가면서 유럽 전체에 크나큰 암흑과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만일 푸틴이 크림반도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만 제한적으로 전쟁을 일으켰다면 지금처럼 서방세계로부터 강력한 반대를 받고 있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전쟁은 더 푸틴이 원하는대로 진행되 지금은 전쟁이 끝났었을수도 있을지 모른다. 푸틴이 제한적 전쟁으로만 전쟁을 하였다면 지금처럼 서방세계로부터 사상 초유의 경제금수조치와 준시적 항거를 받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모두 푸틴이 조지아와 크림반도에서의 성공에 자만하여 이번에도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할 것이 오판한 것이 분명한 것이다. 이것은 마치 구 일본제국이 청나라와 러시아를 상대로 제한된 전쟁에서 이기고 자만하여 급기야 미국을 상대로 진주만을 공격하여 2차대전에서 완전히 패배, 몰락한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이번 전쟁의 승패에 따라 푸틴 자신의 미래가 결정되어 지며, 또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세계에서의 위상이 이번 전쟁의 결과로 새롭게 가늠지게 되는 것이다. 만일 전쟁이 러시아의 패배로 끝난다면, 푸틴 자신은 이에 대한 엄연한 대가를 치루어야 될 것이고, 많은 전문가들은 그것은 곧 푸틴의 권력으로부터의 실각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러시아 내부로부터 이미 이러한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 어느 국가에서든, 전쟁에 지면 최고 권력자는 그 대가를 치루게 되어 있다. 과거로 더 올라가 고구려때 수양제가 백만 대군을 동원하여 고구려를 침공하였다가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에서 대패하고 퇴각하여 곧 수 왕조의 몰락을 가져오게 된 것을 예로 삼을 수 있다.
이번 전쟁은 푸틴이 우크라이나라는 유럽의 제2 영토국을 전면전으로 공격하면서 유럽내의 대전 양상을 보이게되 유럽 전체를 새로운 3차대전을 갖고올지 모른다는 근래 최악의 위기를 초래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유럽의 전체 안보체제를 한꺼번에 파괴시켜버린 결과를 낳게 되었다. 또한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전쟁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면서 중국이 어떠한 입장을 보이냐에 따라서 중국의 향후 위상도 크게 변할 수 있는 전세계적 변화요소도 크게 내포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현재 중간의 위치에서 러시아와 서방세계 모두에게 협조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이러한 소위 양다리 걸치기 작전도 언젠가는 바꾸어야할 시기가 올 것이며 또한 한편으로는 이러한 제한된 중국의 입장을 볼 때, 현재 중국이 세계무대에서 그리 크나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입장에 있다는 현실도 완연히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의 전개상황
현재 전쟁에서 러시아가 패배할 경우, 가장 근본적으로는 푸틴의 실각이 예상되며, 패배도 아니고 승리도 아닌 어중중한 상태로 전쟁이 종결될 경우, 전쟁 전의 상태를 유지하는 상황으로 가게 될 것이며, 러시아가 승리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다시 소련의 위성국가가 되고 이 국가에 대한 러시아와 서방세계의 또 다른 냉전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 나아가서는 전쟁이 심화되면서 푸틴이 전쟁에 지는 것을 막고자 발틱국가나 폴란드에 대한 또 다른 침공으로도 이어질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독일과 프랑스 영국들이 참전하는 세계2차대전에 이은 3차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것이 가장 큰 염려되는 시나리오인데, 인류의 전쟁역사상, 수십년에 한번씩 전면전을 한다는 것을 전제할 때, 3차대전의 가능성은 가능성뿐만이 아닌 현실성으로 재고될 수 있다.
이번 전쟁은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면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오판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고, 이러한 오판이 세계를 어떻게 바꾸게될지 이제 전쟁이 2달에 접어들면서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는 단계가 되고 있다.
김태수 기자(국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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