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가장 빛나는 프러포즈(Propose)

여성에게 일생 가장 설레는 때가 있다면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프러포즈를 받았을때일 것이다. 곧 자신과 결혼해 달라는 청혼을 받았을때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청혼의 과정들은 사람마다 모두 다양하다.

전에 같은 C국으로 파송받았던 선교사님의 프러포즈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신대원생이었던 두사람이 공적인 일로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던 중에 갑자기 남학생이 자신의 손가락에 끼어 있던 ROTC반지를 뽑아서 여학생에게 주면서 “나와 결혼 해줘요”했다는 이야기다.

상대방 자매에게 얼마나 마음이 달았으면 앞뒤 다 거두절미하고 당장 자신의 손가락에 있던 반지를 빼어서 주면서 청혼을 했을까 시기적인 때도 장소도 시간도 남의눈도 다 의식하지 않고서 말이다.

아무튼 인류는 그렇게 남성의 프러포즈를 받은 여성이 프러포즈를 수락하고 오케이 허락이 떨어지면 결혼을 하게 되고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키우는 수순을 거치며 번식하고 번창해 왔다.

나는 최근 늦깍이로 결혼을 하게 된 아들에게 참 관심이 많다. 고맙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기에 갖게 되는 관심이다. 그래서 아들하고 전보다 훨씬 더 많은 통화를 하거나 소통을 하고 있다. 결혼을 먼저한 경험자로서 적지않은 조언해줄것도 있을테니 말이다.

사실 아들과 예비며느리가 서로 결혼할것을 결정하고 하나 하나 결혼할 준비를 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함께 살 집을 계약하고 결혼식을 올릴 장소를 예약해 두고 청첩장을 만들고 상견례를 하고 웨딩사진도 찍고 모든 일정이 착착진행되어 갔다.

그런데 그런 의례적인 모든 일 보다도 나는 아들이 예비며느리의 마음을 사는 일에 관심을 갖고 물어 보았다. “너 프러포즈 정식으로 했니? 다이아 반지 준비해서 서프라이즈 하면서 청혼을 해야지 여자에겐 일생의 잊지못할 소중한 기억이 될텐데…”

아들은 “해야지요” 하고 대답하더니 깜짝 놀라도록 몰래 준비해야 하는데 예비며느리의 손가락 사이즈를 모른다는 것이다. 아들은 전에 두 사람이 교제하며 커플링으로 맞추어 끼었던 금은방 보석집에 사이즈가 남아 있을것으로 알고 찾아갔단다.

하지만 그 금은방점에선 이미 그 사이즈가 적혀있던 정보들을 다 폐기해 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들은 예비며느리의 손가락 사이즈를 알아내느라고 고민을 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런 아들의 모습이 보기좋았다.

남들처럼 연애도 데이트도 하지 않던 아들인지라 마흔을 넘겨 결혼할 상대를 만난 아들이 기특하기만 하였다. 아무튼 어떻게 예비며느리의 손가락 사이즈를 알아낸 모양이었다. 드디어 프러포즈를 했다고 알려왔다.

아들은 7월생이다. 나는 매해 아들의 생일상을 차려주면서 내년엔 결혼해서 네 아내에게 생일상 얻어 먹으라고 주문처럼 잔소리를 했었는데 올해 드디어 그 소원이 이루어졌다.

며칠전 생일을 맞은 아들의 생일날 예비며느리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들은 생일 축하를 하는 그 자리에서 깜짝 프러포즈를 한 것이다. 아들이 고심하며 준비한 프러포즈 반지는정말 깜찍했다.

주반지로는 조금큰 다이아가 박힌 링에 작은 다이아 6개가 박혀 세븐(seven)을 이루고 있는 모양이다. 또하나의 링에는 작은다이아 7개가 갈매기 모양으로 한줄로 박혀서 멋스러웠다. 쌍반지였다. 무슨 의미가 있을것 같은데 아들에게 물어봐야겠다.

예비며느리는 무척 기뻐 했단다. 왜 안그랬을까? 결혼 하기로 다 결정하고 결혼식을 위한 준비를 하나 하나 진행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정식으로 자신의 남편이 될 사람이 멋스럽고 예쁜 다이아 반지를 주며 프러포즈를 했을때 얼마나 행복감을 느꼈을까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들 어떤 반지를 줬는지 한번 보여줘봐라 엄마도 보고 싶구나” 얼마후 아들은 아들이 프러포즈 반지로 선물한 반지를 낀 예비며느리의 손을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정말 깜찍한 반지였다. 대학에서 제품디자인과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아들답게 고심하며 반지 디자인을 골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아몬드(diamond)는 자연의 광물중에서 가장 단단하고 광택이 아름다운 보석이다.

그래서 인류역사상 수많은 청춘남녀들이 결혼을 약속하고 영원한 사랑을 약조하는 상징으로 다이아 반지를 선물하는 것이다. 단단하고 반짝이는 다이아의 빛처럼 변하지말자고 사랑과 헌신을 약속하는 것이다.

럭키세븐(lucky seven)을 상징하는 7개의 다이아는 7개의 별을뜻하는 것인지…일생 아들이 자신의 아내를 행운의여신 처럼 만들어 주겠다는 의미인지… 아무튼 아들은 가장 중요한 일을 해냈다. 드디어 다이아처럼 빛나는 프러포즈를 한 것이다.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가 크게 번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 네 씨가 그 대적의 성문을 차지하리라(창 22:17)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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