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우리집 애견인 루비를 초청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안녕하세요? 루비를 한 이틀만 빌려주시면 안될까요?” 전화를 건 주인공은 우리 루비를 무척이나 예뻐하는 분으로 루비는 벌써 몇번 그댁에서 있다가 오곤 했었다.
말하자면 우리 루비에게 주인 말고도 의미있는 제삼자가 생긴 것이다. 즉 루비에게 친척이 생긴거나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그동안 그 댁에 가서 사랑을 듬뿍 받은 루비는 그댁 식구들을 아주 잘 따른다.
그댁의 따님이 미국에서 공부하다가 방학을 맞아 한국에 왔는데 루비를 너무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내가 간간이 보내 주는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그댁 따님은 루비의 블로그를 만들어 두었단다.
아무튼 나는 루비를 보낼 준비를 하였다. 루비가 사용하는 물건들 사료 간식 옷등등을 챙겨서 가방을 쌌다. 루비를 목욕시킨지 그리 오래지 않아서 나는 그냥 보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은 “루비가 그댁에 가서 사랑받게 하려면 목욕시켜서 보내요” 한다. 그리고 이어서 말하기를 “당신이 얼른 루비를 씻겨 주면 내가 드라이기로 잘 말려 줄테니 어서 씻겨 주어요” 한다.
나는 남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그래서 루비를 얼른 목욕시키고 남편은 루비의 털을 수건으로 닦고 드라이기로 말려 주었다. 그리고 가위로 얼굴의 털을 자르고 다듬어주고 나니 루비의 얼굴이 더 예뻐졌다.
이처럼 루비가 외출할 준비를 완료하고 있자니 그댁 모녀가 루비를 데리러 왔다. 루비는 처음엔 마구 짖어대고 하더니 곧 아는 사람인줄 알아채고는 꼬리를 흔들고 야단 법석을 떤다.
조금 있다가 손님들이 돌아 가기 위해 문을 나섰다. 우리는 루비가 어떻게 하나 보려고 일부러 전혀 루비를 제재 하지 않았다. 그런데 루비는 손님들이 현관문을 열고 복도로 나가자 저도 잽싸게 뒤따라 나가는게 아닌가.
주인인 내가 집안에 있는데도 말이다. 아~ 그러고 보니 루비도 그동안 밖으로 외출이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생각해보니 며칠째 밖에 데리고 나가지를 않았었다. 날씨가 춥기도 하고 해서 집에서만 운동을 시켰었다.
아무튼 루비는 제 친지를 따라가듯이 그댁 모녀를 따라 갔다. 얼마후에 그댁에서 카톡이 왔다. 루비의 사진과 동영상과 함께 “루비는 사랑이예요.” 라는 내용의 카톡이 날라왔다.
루비는 그댁 주인이 만든 맛있어 보이는 과자와 빵을 앞에 놓고 소파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다. 마치 어디 외국에 가 있는 것 같은 모습으로 말이다. 가족 단톡방에 올린 루비의 사진을 보고 딸이 카톡을 보내왔다.
“와~ 루비는 프랑스 파리에 사는 강아지같네요. 옆에 바게트 빵 하나만 있으면 완벽할텐데…”라고 말이다. 그래서 루비의 이번 외출의 이름을 ‘화려한외출’이라고 붙여 주었다. 생각지도 않게 우리집 식구가 된 루비는 이렇게 날마다 더 사랑스러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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