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취재과정에서 자신들과 의견이 다른 언론인이나 법조인을 공격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드러내놓고 KBS가 정권의 홍위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조롱까지 하고 있다.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KBS <추적 60분>팀은 지난 15일 정오 쯤 여수시 법원 청사 주차장에서 박보영 전 대법관을 만나 “과거사 판결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던졌다는 것이다.
KBS<추적 60분> 팀은 이날 점심 먹으러 나가던 박 판사에게, 과거 정권시절의 판결과 관련해, 이런 질문을 던진 것이라는 것이다.
갑자기 당한 상황에서 당황한 박 판사는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한다.
<추적 60분> 팀은 과거사에 대한 판결에서 피해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취재하는 것이라며, 박판사가 대법관 재직시절에 국가의 배상 책임을 제한해, 피해자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는 내용을 취재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먼저 정식 공문을 보내서 공식 취재요청을 해야 하고, 문서나 메일 등을 통한 인터뷰도 가능하다. 또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습격’하듯이 취재하는 것은 상대를 위협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하는 것이다.
‘당신이 과거 내린 판결이 잘못된 것이니까, 소명을 하라’라는 식으로 도발적으로 취재를 한다면 누가 취재에 응하겠는가.
아마 취재팀은 길거리에서 묻고, 이에 상대가 대답하지 못하고 피하는 장면을 찍어서, 취재 대상이 도망가는 장면인 듯, 화면을 만들어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하고 의심이 가기도 한다.
언론은 권력기관이 아니다. 취재 대상이 누구든 원칙과 예의를 지켜 취재해야 한다. 이것은 언론인이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러한 취재 원칙은 갖추지 않은 채 기자나 PD 등이 취재를 빙자해 자신이 마치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것인 양 상대를 윽박지르고 공격하는 모양새가 종종 나타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KBS가 홍위병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사례가 있다.
<저널리즘토크쇼J>프로그램을 제작하는 KBS기자가 외국인이 조선일보에 쓴 칼럼을 문제 삼고, 사실 확인을 위해 영문 원고를 보자며 내놓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역시 언론에서 이미 보도된 것이다.
37년째 한국에서 언론인 활동을 하고 있는 마이클 브린 전 주한외신클럽회장이 얼마 전 조선일보에 쓴 칼럼에서, 세월호 추모시설이 광화문 광장에 있는 것은 광화문 광장의 주제와도 맞지 않고, 세월호 희생자들이 정치적인 의도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적었다.
아마도 이 내용에 대해, 영문 원고에도 그대로 있는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KBS기자가 마이클 브린 씨에게 원고를 보자고 한 것으로 보인다.
KBS는 21일 밤에 방송된 <저널리즘토크쇼J>에서 패널 들이 마이클 브린 씨의 칼럼에 대해 평가했다.
여기서 일부 패널은 “조선일보가 왜 자기가 하고 싶었던 말을 쓸데없이 외신 기자에게 시키느냐는 것이다. 이것을 복화술 저널리즘이라고 부른다.”라고 말했다.
또 프로그램 진행자는 . “저는 그게 궁금했어요. 영어로 쓴 걸 잘못 혹시… 그런 건 아니죠?”라고 말했다. 조선일보가 잘못 번역했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자기들과 생각이 다르면 필자의 칼럼 원고를 달라고 해서 검증하겠다는 것, 오만한 태도가 아닌가.
특히 <저널리즘토크쇼J>는 그동안 매체비평을 하면서 수차례 왜곡, 편파 시비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우리는 특별히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분명한 점은 언론인들은 특정한 사실이나 현상의 객관적 관찰자, 전달자이지 자신들이 참여자, 운동가로 활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칼럼 정리: 나지훈 기자 [email protected]
제공 리버티코리아포스트
※본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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